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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극장]비닐하우스 후계자의 이중생활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9-03-15 10:02

평일 오전 피혁회사 근무...오후·주말 농사 전념
영농자녀 증여세 감면 요구...심사청구 기각 결정

"내 나이 여든이 넘으니 농사는커녕 숨쉬는 것도 버겁구나."
"농사는 제가 지을테니 아버지는 이제 편안히 여생을 즐기세요."
"회사생활도 바쁠텐데 참 대견하구나. 땅문서는 네가 갖거라."

경기도의 한 피혁회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4년 전 아버지로부터 농지 6420㎡를 물려받았습니다. 비닐하우스 9개동이 설치된 대규모 농지였죠.

농지뿐만 아니라 주택(111㎡)과 대지(69㎡)도 김씨의 명의로 모두 옮겼어요.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은 김씨는 세무서에 증여세 1억2700만원도 정당하게 신고·납부했어요.

재산 승계를 마무리한 이후 아버지의 건강은 점점 악화했어요. 폐질환에 치매 증상까지 보이면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아버지 대신 농사를 도맡게 된 김씨는 회사 대표를 찾아가 양해를 구했어요.

"사장님! 새벽에 나와서 오전까지만 근무하면 안될까요?"
"일에만 지장이 없다면 그렇게 하게. 자네 능력을 믿네."
"고맙습니다.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씨는 회사에서도 일을 잘하기로 소문난 '일당백'이었는데요. 평소 김씨를 친아들처럼 아꼈던 회사 사장도 흔쾌히 단축 근무를 허락했어요. 연봉도 기존에 받던 대로 3000만원을 유지했고 이듬해에는 3180만원으로 6%를 인상해줬어요.

결국 김씨는 평일 오전에 회사에서 근무하고 오후와 주말 시간에는 농사를 지었어요. 비료와 농약, 퇴비 등 농사에 필요한 물품도 직접 구입했고 비닐하우스와 농작물 관리도 모두 척척 해냈죠.

농사에 전념하던 김씨는 증여세 신고를 대행했던 세무사를 다시 만나게 됐어요. 세무사는 김씨가 영농자녀로서 직접 경작한 농지에 대한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김씨는 세무사의 조언에 따라 농지에 대한 증여세 9100만원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세무서에 신청했어요.

"비닐하우스 9개동을 혼자서 경작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농작물 수확할 때만 일손이 부족해 이웃의 도움을 받았어요."
"그런데 평일 오전에만 근무하는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

세무서 직원은 김씨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 증여세를 환급받기 위해 김씨가 경작 사실을 허위로 꾸며낸 것으로 판단했죠. 실제로 세무서 직원이 인근 주민에게 문의해보니 김씨가 인부들을 고용해 경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세무서는 김씨가 제기한 경정청구를 거부했어요. 반면 김씨는 국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내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어요. 회사 사장을 찾아가 '평일 오후 개인생활 활용을 허락한다'는 확인서를 받고 국세청에 증거로 제출했어요.

직접 경작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아버지의 병원 진단서, 농협판매장의 비료·농약거래 매출상세내역, 이웃 주민들의 확인서까지 증거 자료로 냈죠. 하지만 김씨의 농지를 관리했다는 이웃의 결정적 진술이 나오면서 그의 주장은 물거품이 돼버렸어요.

"김씨의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도운 적이 있습니까?"
"비닐하우스에서 시금치와 열무, 쑥갓 등 농작물을 직접 관리했습니다."
"농작물을 수확할 때 인부를 고용한 적이 있습니까?"
"저는 기름값과 담뱃값만 받았고 인부 3명이 경작에 참여했습니다."

이웃의 진술로 인해 김씨는 국세청 심사청구에서도 기각 결정을 받았어요. 영농자녀 증여세 감면 요건 중 가장 중요한 '직접 경작'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비닐하우스에서 10km 이상 떨어진 피혁회사에 근무하는 김씨가 오전 근무만 하고 오후에 직접 경작했다는 사실도 인정받지 못했어요. 회사 사장의 확인서가 있었지만 그외에는 딱히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었어요.

국세청은 "단순 확인서만을 근거로 농작물 경작에 상시 종사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다른 직업에 전념하면서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농지를 경작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 절세 Tip
영농자녀가 직접 경작하는 농지를 증여받는 경우 세액의 10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이때 직접 경작의 기준은 농작업의 2분의1 이상 자기 노동력으로 수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농지로부터 30k㎡이내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자녀로서 증여일 이후 3년 이상 직접 영농에 종사해야 증여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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