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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걱정하는 사람이 부럽다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9-02-27 10:09

[Tax&]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

가끔은 날씨가 추워지는 것이 두렵다. 추위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지인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하루에 두세 곳 문상을 갈 때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필자처럼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면 걱정되는 것이 상속세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이라고 했는데, 상속세는 죽어서까지 따라오는 세금이다.

요즘 상속세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특히 '가업상속공제'와 '상속세 과세방식'이 대표적인 논란거리다.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 안에 정부가 개정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다. 상속세 과세방식에 대해서는 학자와 실무계에서만 지속적으로 논의가 되어 왔으나 이제는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상속세 과세방식으로는 '유산세 방식'과 '유산취득세 방식'이 있다. 유산세 방식은 피상속인(예: 부모님)의 상속재산 전체에 대해 과세하고, 상속인(예: 자녀)이 연대납세의무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유산세 방식은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서 몇 명이 상속을 받는가와 무관하게 상속세가 결정되는 특징이 있다.

물론 자녀 1인당 5000만원,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19세가 될 때까지 1년에 1000만원을 공제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자녀 수에 따라 상속세가 달라지지만 상속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별로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 상속세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상속받는 상속인이 많을수록 상속세 부담이 감소한다. 특히 상속세 최고세율이 50%이고, 최대주주에 대한 할증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최고 65%로 과세되는 우리나라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을 따르게 되면 상속인이 많을수록 상속세 부담이 많이 감소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지난 2월 26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상속세 과세방식을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으니, 이제는 상속세 과세방식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상속세 과세방식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변경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첫째, 유산취득세 방식은 '응능부담 원칙(납세자의 세금부담 능력에 맞게 세금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이다. 유산세 방식은 상속인의 수와 관계없이 동일하게 과세하는 반면에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 입장에서 자신이 상속받은 재산에 비례해서 상속세를 부담하므로 공평과세되는 측면이 있다. 즉, 상속인이 상속받은 경제적 이익에 비례해서 상속세를 납부하므로 유산세 방식보다 공평하다.

둘째,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받는 자녀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물론 상속인은 자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 친인척, 제3자 등이 될 수 있으나 배우자와 자녀에게 상속되는 경우가 많다. 상속인의 수와 관계없이 과세되는 유산세 방식에 비해 상속인이 많을수록(즉, 자녀가 많을수록) 상속세가 적어지는 유산취득세 방식은 출산장려를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

셋째, 유산취득세 방식은 대부분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방법으로서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방식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자료에 의하면 상속세를 부과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우리나라와 미국·영국·헝가리·터키 등 5개국만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나머지 17개국은 유산취득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유산취득세 방식이라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상속인 수를 늘려서 상속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다. 유산취득세 방식의 경우에는 상속인 수가 증가함에 따라 상속세가 감소하므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은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상속인 간에 상속재산 분할이 지연되면 상속세 확정이 늦어져서 과세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일정 기간 이상 지연되면 가산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피상속인의 재산 전체에 대하여 일괄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에 비해 상속인별로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은 상속인 별로 상속재산을 파악해야 하므로 징세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조세채권 확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러한 징세비용의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상속세 과세방식을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가끔은 상속세 부담을 걱정하는 사람이 부럽다. 상속세는 5억원의 일괄공제를 받을 수 있고, 최소한 5억원의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받는 재산이 10억원을 넘지 않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상속재산이 5억원을 넘지 않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에는 공시가격의 시가반영 비율이 50%∼80% 정도이니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부동산 시가가 12억∼20억원이 되어도 상속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상속세를 걱정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은 재산을 상속받는 사람인 것이다.

상속세 제도가 부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가 되어서도 안 되지만, 부의 대물림의 수단도 되어서는 안 된다.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합법적으로 상속세를 부담하고 이러한 부의 상속에 대해서는 존중받을 수 있도록 상속세 개편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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