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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워치]"거래세는 조세저항 클 것"
정지원 기자 l

입력시간 | 2018-02-02 15:53

[가상화폐와 세금]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 인터뷰
"과세=제도권 진입, 가상화폐 시장에 긍정적"

정부가 지난 달 30일 가상화폐 실명제를 시행한 데 이어 과세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부터 거래세와 상속·증여세까지 다양한 세목이 논의 대상에 포함돼 있죠. 

 

지난 1일 가상화폐 과세 분야 전문가인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전 한국납세자연합회장)를 만나 가상화폐의 세목별 쟁점과 과세 방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가 1일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과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 개인이 매매차익을 얻었다면 과세할 수 있나
▲ 현재는 가상화폐의 성격이 정의되지 않은 상태여서 
과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증권이나 재화(자산)로 규정하면 양도세를 과세할 수 있습니다. 현행 세법상 양도세 과세대상은 토지와 건물, 부동산에 관한 권리, 주식, 파생상품 등이므로 가상화폐에 양도세를 과세하려면 세법상 양도소득세 범위에 가상화폐를 추가하는 입법이 필요합니다. 또한 가상화폐를 무형자산으로 보는 경우 기타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죠.

 

- 국세청이 과세자료를 확보할 수 있나
▲ 양도세는 양도차익(취득가액-양도가액)에 대해 과세하므로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과세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지급명세서 제출을 의무화하면 국내 거래에 한해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가상화폐를 물려줄 경우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야하나
▲ 상속·증여세는 포괄주의에 따라 과세하므로 현재도 과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가 방법에 대해서는 추가로 논의해야 합니다. 또 과세당국이 상속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컨대 사망 전에 자녀에게 지갑 주소를 알려주면 자녀가 자신의 지갑으로 가상화폐를 옮길 수 있는데, 현금화하기 전까지 상속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죠. 

 

- 개인의 가상화폐 채굴에 대해서도 과세할 수 있나
▲ 채굴활동이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 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습니다. 채굴활동으로 인한 소득을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과세대상으로 열거하면 과세근거가 보다 명확해집니다.
일시적인 채굴활동으로 인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볼 수 있는데요. 소득세는 원칙적으로 열거주의를 따르므로 법에 과세대상으로 규정돼 있어야만 과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소득 또는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려면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으로 규정해야 합니다.

 

- 법인이 채굴했다면 과세가 가능할까
▲ 법인이 채굴활동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현행 세법체계에서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채굴에 드는 비용을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채굴에 사용한 컴퓨터나 부속 장비에 대해 감가상각을 해 줄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되겠죠.

 

▲ 그래픽/변혜준 기자 jjun009@


- 주식처럼 거래세를 과세한다면
▲ 거래세는 양도가액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건데요. 현재 상장주식에는 0.3%의 증권거래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취득가액을 모르더라도 판매가액만 알면 과세할 수 있어서 양도세보다는 간단합니다. 그런데 가상화폐가 지금처럼 거래 빈도가 높고 금액이 크다면 거래세 과세시 추징세액이 너무 커지죠. 게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에도 세금을 내야 하니까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가상화폐를 통한 조세회피 가능성은
▲ 가상화폐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개별 과세정보가 확보되지 않으면 과세가 기본적으로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개인 간 거래나 외국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구입해 국내로 들여오는 경우에는 과세정보를 파악하기 어렵죠. 국제 공조도 단기간에 이뤄지긴 쉽지 않습니다. 결국 가상화폐 거래소를 합법화함으로써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부터 파악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 국세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개별 과세정보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 출발점으로 정부가 지난 달 30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했는데 더 나아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거래자료 제출의무를 법적으로 부과해야 합니다. 국가에서 국가로 이동하는 가상화폐의 조세회피를 방지하려면 국제 공조 역시 필요합니다. 가상화폐 평가, 원천징수, 분리과세 또는 종합과세 여부 등 세부적인 사항은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서 결정하면 됩니다.

 

- 투자자들은 세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과세하면 가상화폐 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면서 과세를 하는 것이므로 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 신호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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