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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세를 아시나요
임명규 기자 l

입력시간 | 2017-10-08 08:01

[세무칼럼]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

시절 탓인지 전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세금은 모든 일상과 영향을 주고 받는데 전쟁만큼 사회의 일상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없으니, 전쟁과 세금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실제로 세금의 역사를 살펴보면 전쟁이라는 요인을 제외하고는 그 역사를 논하기 쉽지가 않다. 
 
전쟁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세금의 하나는 10세기경 영국이 바이킹에게 전쟁을 면하는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징수한 데인겔트[Danegeld, 덴마크인(dane)들에게 주는 돈(geld)]이다. 

노르만족은 빙하가 침식되면서 이루어진 지금의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지역의 피요르드만 주변에 살고 있었으며, 흔히 바이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후와 지형이 척박한 탓에 주변에 대한 해적질을 주된 생계의 수단으로 삼았고, 그러다 보니 성격이 잔인하고 포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데인겔트는 바이킹으로 인해 영국 해안지방에 큰 피해가 생기자 뇌물을 주고 이들을 쫓아버리기 위하여 도입됐다. 991년에 도입된 데인겔트는 한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땅의 넓이인 1하이드(120에이커)의 땅에 부과됐는데, 그 결과 1년간 모인 1만 파운드의 은동전이 바이킹에게 지급됐다고 한다. 

지금도 당시 데인겔트 지급을 위해 사용했던 동전은 영국보다 암스테르담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당시 데인겔트의 지급을 결정한 에덜레드 2세(Æthelred II)는 일명 '준비되지 않은(the Unready)'으로 불리고 있으니, 영국민이 데인겔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후에 키플링(Rudyard Kipling)이라는 시인은 데인겔트에 관한 시를 남겼는데, 가장 유명한 구절은 "일단 데인겔트를 지급하면 다시는 덴마크인들(The Dane)을 없애지 못한다네"라는 부분이다. 
 
소득세도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도입됐다. 영국의 경우 나폴레옹과의 전쟁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소득세를 도입했는데, 재정난에 몰린 피트수상이 차·설탕·술 등에 대한 세율인상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1798년 재정법에서 10% 세율로 제안했다. 전쟁이 종료된 6개월 후에는 징수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이후 17년간 지속되다가 폐지됐고 현대적인 소득세의 기원이 됐다. 

미국의 경우에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의 자금조달을 위해 소득세를 도입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에서 소득세제가 정착되던 대외적인 여건과 막대한 전비(戰費)에 대한 재정수요의 확보가 필요하자 1861년 3%의 세율로 개인소득세를 도입했다가 종전(終戰)을 계기로 1872년 폐지됐다. 1894년 재도입된 소득세에 대한 1895년 미 대법원의 위헌판결 이후 다시 폐지됐다가 1909년 제16차 연방헌법이 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징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새로운 세금은 상당부분 전쟁과 같이 많은 재정을 소요하는 사건이 생겼을 때 태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소득세 도입에 대해 영국 언론은 "소득세는 억압적이고 개인의 안정을 파괴하기 때문에 자유사회는 위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오늘날 소득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심적인 세목으로, 그것도 정의에 부합하는 세금으로 인정받고 있고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그 이전까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화로(火爐)세, 창문세, 가축세 등을 대체하는 혁신적인 기능을 한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이러한 고민 없이 순탄하게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력한 경제력과 국방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원이나 세제의 발굴없이 건강한 사회를 지키는 것이 가장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중흥기를 이끈 엘리자베스 1세는 "나는 세금이 국고에 들어와 있는 것보다 나의 신민들의 호주머니에 보관되어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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